[부산시에 바란다] ‘물 폭탄’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연제구 연산동의 한 초등학교 앞 도로가 범람해 소방대원이 초등생을 업고 구조하고 있다. (소방본부)

‘물 폭탄’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부산시는 부실한 수해대책을 확실히 챙겨야 한다.

 

지난 장마 때 부산지역 곳곳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사망사고와 산사태·옹벽붕괴 피해가 잇따랐다. 야간에 기습적인 폭우로 저지대 침수와 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폭우로 인한 부실한 수해대책을 세워야 할지 (월간미래) 9월호에서 자세히 짚어봤다.

 

여름철 집중호우로 곳곳이 산사태와 범람, 침수 등의 재해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이를 막기 위한 예산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자체의 재해예방대책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재해위험지역 주민들은 붕괴·침수 등의 위험을 알면서도 아무런 대책 없이 해마다 장마철을 맞게 된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부터 비가 한 번에 쏟아졌다하면 물 폭탄이 되고 있다. 올해 장마특징이 야행성 또 게릴라성 호우로, 일반적인 장마보다 더 위험한게 사실이다. 게릴라성 호우는 예측이 일단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처가 쉽지 않다. 또 한편으로는 섣부른 판단을 오히려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미 비가 다 왔다고 생각해서 강변 근처에 있는 산책로에서 산책을 한다든지 지하차도에 차량운행을 바로 또 재개한다든지 해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각별히 기울여야한다. 올해 여름은 장마전선이 상당히 길었다. 그리고 태풍이 다른 나라로 지나가면서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야행성 폭우가 계속 이어졌다.

 

‘물 폭탄’처럼 쏟아진 집중호우는 예년 장마와 피해규모와 양상부터 달랐다. 과거 장마피해는 주택과 농경지침수에 집중됐지만, 금년에는 산사태와 제방붕괴, 급류실종, 지하차도 익사, 저지대침수 등 전 방위에서 발생했다. 거기다 도심 곳곳 저지대는 지하로 스며들지 못한 빗물이 역류해 물난리를 겪었고 낙동강 홍수경보도 발효됐다.

 

올해 장마 때는 계속된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산사태까지 잇따랐다. 산림청은 16개 시·도의 산사태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발령하기도 했다. 산림청은 지난 8월 8일 하루 동안만 55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일 이후 전국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모두 667건이다.

 

산림청은 “그동안 내린 많은 양의 비로 산에 물이 포화된 상태여서 적은 비에도 전국 어디서나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긴급재난문자를 받거나 산사태 위험징후가 조금이라도 있을 경우 주민들께서는 신속히 대피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7월 10일 오전 호우경보가 내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차량 1대가 물에 잠겨 있다. (부산경찰청) / 부산에 호우경보가 내려 2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10일 오전 1시9분쯤 부산 사하구 다대동의 한 버스 차고지에 토사가 흘러내려 버스가 매몰됐다가 견인됐다. 버스 차체 겉면이 흙으로 뒤덮인 모습 (부산소방재난본부) / 서면교차로 인근 도로가 침수됐다. (부산진경찰서) / 동구 동천강 하천이 범람해 차량이 침수했다. (동부경찰서)

물 폭탄이 연일 쏟아지며 피해소식도 곳곳에서 들려왔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도로로 인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한 빗물이 순식간에 낮은 지대로 몰려들어 교차로가 물바다가 됐다. 산사태, 매몰소식, 물에 잠긴 집, 차량 등 어두운 소식을 접하면서 마음이 아려왔다. 이 같은 현상은 지구온난화로 앞으로 있어질 물 폭탄의 예보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부산지역의 시간당 130mm의 ‘물 폭탄’은 몇 시간에 걸쳐서 내릴지 단숨에 쏟아질지를 예측 못한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시간당 쏟아지는 물의 양을 지금의 하수관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다. 하루빨리 부산지역이 폭우로 부터 안전한 도시기능이 되도록 해야 한다. 

 

부산도 상습침수지역인 남구 용호지구, 수영구 광안지구, 사하구 장림지구 등의 빗물 저장 저류조 설치작업이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저류조 건설에 10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용호지구는 올해 실시설계에 들어가 내년쯤에야 완공이 가능하고, 180억 원이 들어가는 광안지구, 장림지구 등은 2016년에 완공이 되었다.

 

지자체 재해담당 관계자는 “재해 취약지구는 정부와 지자체가 일반적으로 5대 5의 비율로 예산을 편성해 대책을 세운다.”며, “그러나 정부지원예산부족으로 많은 재해위험지역에 대한 예방사업이 지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자체 재해담당 관계자는 “재해 취약지구는 정부와 지자체가 일반적으로 5대 5의 비율로 예산을 편성해 대책을 세운다.”며, “그러나 정부지원예산부족으로 많은 재해위험지역에 대한 예방사업이 지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저지대 곳곳 ‘물 폭탄’…반복되는 피해 막으려면?

폭우가 오는 건 근본적으로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산사태나 침수에 굉장히 민감하게 우리가 반응을 해야 하고, 태풍이 오면 태풍은 세 가지 재난요소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첫째, 비가 많이 온다. 둘째, 중심기압이 낮기 때문에 강풍이 분다. 셋째, 중심기압이 낮기 때문에 해수면이 상승된다. 그렇기 때문에 바닷가 특히, 바다 쪽 해수면이 정상적인 조석활동 외에도 태풍으로 인해서 해수면이 상승된다.

 

이럴 경우 바닷물이 하천 물을 막아버린다. 하천이 높아지면 다시 시가지 물도 하천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침수가 생기고 역류가 생기기 때문에 태풍이 오는 걸 예의주시하면서 특히, 하천범람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해야 되고, 공무원들은 자기 관할구역 현장에 나가서 그걸 관측하고 주민들하고 긴밀한 연락체계를 갖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지하 도심지 하수관로 용량도 시간당 예전에는 75mm에서 시간당 100mm까지 오는 호우도 우리가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정도의 빗물저류배수시설이 필요하다. 현실은 이번 폭우를 보면 시간당 100mm가 넘는 130mm폭우가 발생이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빗물을 분산시킨다든지 이런 공사도 계속 이루어져야한다.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조감도 /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 빗물처리 모식도

 

부산도 국내 첫 터널형 빗물탱크 ‘서울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설치해야

국내 최초의 대규모 터널형 빗물저장시설인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은 축구장 50개 크기와 맞먹는 4.7㎞짜리 기다란 지하 물탱크다. 1분당 최대 1만2360t의 빗물을 처리할 수 있어 30년 빈도 강우와 시간당 100㎜ 집중호우에도 끄떡없다. 총사업비 1380억 원 규모로, 2019년 6월 완공됐다.

 

지하 50ｍ에 축구장 50개 크기 물탱크 설치로 시간당 100㎜ 폭우에도 끄떡없다고 한다. 민선 7기가 시작되자,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취임식을 대부분 취소했다. 당시 태풍 ‘쁘라삐룬’이 북상하면서 전국 곳곳에 호우특보가 내려지자, 수해대책 마련과 피해상황 점검으로 첫 업무를 시작한 것이다.

 

취임식장 대신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현장으로 달려갔다. 국내 최초로 지하 깊이 설치한 대규모 터널형 빗물저류배수시설이다. 큰 비가 오면 가장 먼저 찾는다는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이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 반곡어린이공원에는 폭 5.4ｍ짜리 대형 수직구가 있다.

 

집중호우로 기존 배수로가 위험수위가 되면 수직구와 연결된 수문이 원격으로 열린다. 수직구 수문을 타고 초당 206t의 빗물이 지하 터널로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이런 수직구가 반곡공원 외에도 가로공원길, 곰달래공원 등 모두 3개가 있다.

 

리프트를 타고 수직구를 따라 48ｍ 지하로 내려간다. 리프트 문이 열리면 냉장고 문을 연 것처럼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고 한다. 바깥은 30도가 넘는 불볕이지만, 이곳은 15∼16도로 서늘하다고 한다.

 

높이 5.5ｍ, 길이 200여ｍ의 유도터널을 지나자 빗물을 담아놓는 높이 10ｍ, 길이 3.6㎞의 저류배수터널이 나왔다. 지하철용 터널보다 높고, 대형트럭 2대가 넉넉히 다닐 만큼 넓었다. 이런 대형터널이 양천구 가로공원로에서 신월동을 거쳐 목동 유수지까지 이어져 있다. 수직구와 저류배수시설을 잇는 유도터널까지 합치면 총연장이 4.7㎞나 된다. 저장용량 32만t 규모의 거대한 지하 물탱크로, 축구장 50개에 빗물을 가득 채운 양이다. 1분당 최대 1만2360t의 빗물을 처리할 수 있어 30년 빈도 강우와 시간당 100㎜ 집중호우에도 끄떡없다.

 

지난 2010년 9월 시간당 93㎜, 하루 최대 302㎜의 집중호우로 강서구 화곡동과 양천구 신월동 일대가 잠겨 6017가가구 침수피해를 입었다. 이듬해인 2011년 7월에는 기습폭우로 서울 곳곳에 물난리가 났다. 서울 심장부인 광화문이 물에 잠겼고, 번화가인 강남역 사거리, 사당역 사거리 등 저지대가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다. 시간당 100㎜ 안팎의 폭우가 쏟아진 서초구에선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했다. 화곡동과 신월동은 이때도 물에 잠겼다.

 

서울시는 일본 등 방재선진국을 다녀온 뒤, 화곡·신월동 일대에 대규모 빗물저류배수시설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3년 총사업비 1380억 원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사를 하여 2019년 6월 완공됐다.

 

당시 현대건설 현장소장은 “일본은 15년 전부터 대규모 터널형 저류배수시설을 구축해왔다“면서 “신월이 잘 운영되면 부산, 창원 등 비 피해가 잦은 지방 대도시에도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도쿄는 지름 10.6ｍ, 연장 6.3㎞의 초대형 방수로를 지하 50ｍ에 건설해 일찌감치 도심 침수피해에 대비해왔다. 미국 시카고에도 12.7㎞짜리 대심도 지하 방수터널이 있다. 30년 넘은 노후 주택가 밀집지역에서 4㎞가 넘는 터널 굴착이 쉽지는 않았다.

 

잦은 민원으로 하루 2회 발파작업을 한 번만 할 때도 많았다고 한다. 진동·소음 기준도 도심 기준치보다 높은 문화재공사기준을 적용했다. 서울지하철 2호선과 5호선이 만나는 까치산역 구간이 최대 난코스였다.

 

당시 현대건설 현장소장은 “터널 7∼8ｍ 위에 지하철이 다니는 구간을 뚫을 때는 무진동 굴착공법을 썼다”며, “보통은 하루 평균 2∼3ｍ씩 굴착하는데, 이 구간은 일주일에 2ｍ도 못 나갔다”고 전했다.

 

저류배수터널은 빗물을 담아뒀다가(저류) 안양천으로 빼내는(배수) 기능을 갖췄다. 높이 차를 이용해 빗물을 흘려보내기 위해 3개 수직구가 있는 화곡동 쪽이 빗물이 나오는 목동 유수지보다 10ｍ가량 높다.

 

비가 그치면 목동 유수지에 시공하는 빗물펌프장을 통해 터널에 보관했던 빗물을 안양천으로 방류한다. 빗물을 빼낸 자리엔 약 700t에 달하는 침전물이 쌓인다. 이를 처리하기 위한 청소차량은 유지관리 수직구를 통해 대형 크레인으로 내리고 올린다. 연간 유지관리비용은 5000만∼2억 원으로 추산된다.

 

신월 저류배수시설이 100% 가동되려면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야 한다. 당장은 쓰지 못하더라도 대도시 침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산시에서도 대규모 빗물저류배수시설을 도입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