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기업 특혜로 전력망 약화 지적 속
셰인바움, 재생에너지 생산 전환 강조
갈베스, 민간회사 투자 재개 계획 내놔
“이렇게 더운 멕시코시티(멕시코 수도)는 처음입니다. 30년간 이곳에 살았지만 요새가 가장 더운 것 같습니다.”
1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우리엘 호메어(30)는 오전 10시30분을 지나는 이른 시간에도 높은 기온에 답답해하며 이렇게 토로했다. 호메어는 “오전 9시에도 햇볕이 강해서 그늘 막을 구입했다”며 운전석 창문에 붙인 햇빛 가리개를 가리켰다.
열정의 나라라고 하지만 최근 멕시코의 날씨는 덥다 못해 뜨겁다. 몇 달째 이어진 폭염에 사망자가 속출하고 열사병 등 온열 질환이 이어지며 폭염은 ‘사회 문제’가 됐다.
멕시코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폭염으로 60명이 넘게 사망했다. 폭염의 원인으로는 고기압이 정체돼 뜨거운 공기가 갇히는 열돔 현상이 꼽힌다. 멕시코만 남부와 중미 북부를 중심으로 나타난 열돔 현상에 멕시코 곳곳은 한낮 최고기온이 40~45도까지 오르기도 했다.
고산지대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시원한 멕시코시티는 지난 25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인 섭씨 34.7도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멕시코시티의 5월 평년 최고기온은 27도 정도다. 최근 멕시코에선 멸종위기종인 유카탄검은짓는원숭이가 더위에 무더기로 폐사했는데, 이 같은 상황을 예방하고자 멕시코시티의 차풀페텍 동물원은 더위에 지친 동물들에게 아이스크림(popsicle)을 나눠주기도 했다.
뜨거워진 날씨에 야외 노동자의 고충도 크다. 멕시코시티 라 멕시카나 공원 야외청소를 하는 라우라(39)는 건조한 날씨에 입술이 메말라 하얗게 부르텄다며 “매일 밖에서 청소하는데 탈수 증상이 심해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멕시코에선 전력난까지 문제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선풍기와 에어컨 사용량이 늘어나며 평소보다 많은 전력이 소비됐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잘못된 정책이 문제란 지적이 나온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에너지 국유화 정책을 시행하며 효율성을 갖춘 기업이 아닌 국영 기업에 특혜를 줘 전력 공급망 등 인프라 발전을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취임 후 국영 석유 기업인 페멕스(PEMEX)와 연방전력청(CFE)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대선 후보들은 에너지 관련 정책을 주요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당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은 과학자와 환경부 장관 배경을 앞세우며 에너지 전환을 주요 공약으로 홍보하고 있다.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의 에너지 생산 구조를 태양열, 풍력, 바이오에너지와 같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입장이다.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우파 야당 연합의 소치틀 갈베스는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을 비판하며 민간 투자를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페멕스 정유소 6곳을 폐쇄하는 등 후퇴한 에너지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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