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저수지 418개소 저수율 52.7%…내륙일수록 가뭄 더 심각
물 부족에 댐 용수 공급 둘러싼 갈등…전북·충청권 20년간 분쟁
장기화한 겨울 가뭄 탓에 전북지역 현재 저수율은 절반에 간신히 턱걸이한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전북지역 저수지 418개소의 저수량 합계는 3억5천24만5천t을 기록 중이다.
총저수량 6억7천608만1천t의 52.7%에 그친다.
농어촌공사가 저수량을 집계하는 9개 시·도 중 전남(46.3%)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저수율이 30%를 밑도는 저수지도 11곳이나 된다.
이들 저수지는 남원과 순창, 장수, 무주 등 주로 내륙에 위치한다.
몇몇은 농한기 보수 등으로 물 빼는 작업이 이뤄졌지만, 건조한 날씨로 물이 말라버린 곳이 더 많다.
농어촌공사는 저수율이 평년 40% 이하로 내려가면 '심각' 단계로 간주한다. 사실상 해당 지역이 가뭄에 돌입했다는 의미다.
전북도 등 지자체는 영농철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한다.
장마 이후 강수량이 줄어드는 가을·겨울철에는 저수율이 낮아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부연한다.
저수율이 심각 단계를 보이는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올해만 그런 게 아니고 매년 겨울철에는 저수지 수위가 내려갔다"며 "본격적인 모내기가 이뤄지는 4∼5월에는 물이 필요한데 지금은 농사를 거의 짓지 않아서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말라버린 저수지를 바라보며 내년 농사를 걱정하는 농민들의 이야기와는 판단이 다른 셈이다.
농업용수로 주로 쓰이는 저수지와 달리, 생활·공업용수 등으로 쓰이는 댐은 물 부족 탓에 시·도간 공급을 둘러싼 분쟁을 겪는다.
벌써 20년 가까이 해묵은 전북과 충청권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전북 진안군에 있는 용담댐은 가뭄 예방과 안정적 물 공급을 위해 2001년 만들어졌다. 댐 건설 과정에서 마을 여러 곳이 수몰돼 주민 1만2천616명이 정든 고향을 등지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전북도는 주민 희생으로 만든 댐인 만큼, 당연히 용수를 먼저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댐을 착공할 때 세운 기본계획상에도 전북이 하루 공급량 178만t 중 135만t을, 충청권에는 43만t을 각각 배분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그러나 충남과 충북도는 전북이 적은 인구에도 과도한 용수를 공급받는다며 지속해서 반발해왔다.
민선 8기 들어 김영환 충북지사 또한 충북 남부지역에 용담댐 물을 추가로 배분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충청권 정가에서는 "기본계획 수립 당시 전북의 예상 인구가 과도하게 계상된 측면이 있다"며 "전북의 인구는 계속 줄어 현재 18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용수 배분을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전북도는 새만금 개발에 따른 추가적인 물 공급을 생각하면 충청권의 주장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 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물 공급이 중요하다"며 "당장 충청권에서는 지금 인구가 적으니깐 물을 더 달라고 하는데 지금 배분을 조정했다가 나중에 개발이 끝나면 어디서 물을 갖고 올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다른 것도 아니고 생존이 달린 물은 행정뿐만 아니라 도민들이 함께 지켜내야 할 자원"이라고 덧붙였다.
마른 날씨가 오랜 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농작물과 주민을 위한 한정된 자원을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는 시·도간 갈등이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어서 겨울 가뭄 속 물 확보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물산업 관련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합뉴스] "바닥 드러난 저수지 볼 때마다 한숨만 나와요" (0) | 2022.12.20 |
---|---|
[노컷뉴스] 조선대, 기후 위기의 영향과 물 부족 문제 대응 대토론회 (0) | 2022.12.20 |
[물산업신문] 부산시, 하수구 및 하천 생활악취 개선...주요원인인 황화수소 감소 (0) | 2022.12.19 |
[메일경제] 물산업과 인공지능의 만남 … 대전, 세계적 물순환 도시로 우뚝 (0) | 2022.12.19 |
[기계신문] 저품질 탄소섬유 활용 해상태양광 부력체 제조기술 개발 (0) | 2022.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