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내렸다. 예기치 못한 비에 폭우 피해가 속출했다. 비가 한동안 없다가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면 하천에서도 큰 변화가 동반된다. 비는 온 대지를 적시고 마지막으로 하천으로 흘러드니 말이다.
습지는 '자연수질 정화시스템'
그렇게 흘러들어오는 빗물 중 초기 우수는 많은 오염원을 가지고 있다. 대지나 들판, 도로의 먼지나 타이어 가루, 축산분뇨 적신 물 등 각종 오물들이 빗물에 쓸려 강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초기 우수에 이들 오염원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이들 비점오염원도 문제지만 우오수 합류식 하수관거에 빗물과 섞여 흘러넘치는 오수 또한 하천에 큰 부하를 일으키는 오염원이다.
이처럼 하천은 인간 생활에서 나오는 각종 오염원을 받아들이는 곳으로, 이러한 오염원을 철저히 관리해주지 않으면 하천의 부영양화는 심해져 악취마저 풍기는 썩은 하천으로 전락하기 마련이다. 이들 초기 우수는 완충저류시설 같은 장치를 둬 관리하기도 하지만 모든 하천에 이런 시설을 두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완충저류시설로도 걸러지지 못하고 혹은 이런 시설조차 없는 하천의 초기 우수는 어떻게 될까? 하천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야생생물들이 이들 오염원을 처리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다양한 습지식물들과 하천 바닥을 기는 물고기를 비롯한 저서생물들이 하천의 청소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습지를 기반으로 살아가기에 하천에서 습지는 대단히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다.
"큰고랭이, 드루박이, 노랑어리연꽃, 매자기, 왕버들, 버드나무, 여뀌, 줄, 좀개구리밥, 개구리밥, 생이가래 이 좁은 지역에 10종이 넘는 이렇게 많은 식물들이 모여 사는데 이들의 특징은 대부분 유기물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는 것이다. 그런 친구들만 모였다. 바로 저 우수관로로 들어오는 유기물(오물)을 이들이 처리한다. 자연수질정화시스템이 장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8일 팔현습지에서 만난 저자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는 금호강 팔현습지로 유입되는 한 우수관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 관로를 둘러싸고 작은 웅덩이가 만들어져 그 주변을 반원처럼 다양한 식물들이 자리잡은 것. 다양한 식물들이 우수관로로 넘어오는 유기물(오물)들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된 10종이 넘는 저 다양한 식물들이 유기물을 분해하고 흡수해주는 자연수질정화시스템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습지의 놀라운 기능 중 하나인 수질정화 기능이다. 습지에 사는 식물들이 인간의 오물을 처리하는 놀라운 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선조들도 이미 이런 습지의 기능을 잘 알고 있어서 집집마다 하수구 부근엔 꼭 미나리꽝을 둬 집에서 나오는 오수가 미나리꽝을 거쳐서 자연정화가 돼 하천으로 흘러들어가게 해뒀다.
"이런 현장을 잘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자라는 식물들은 특히 유기물을 좋아하는 종으로서 이들을 고스란히 옮겨놓으면 어지간한 오염원은 이들이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팔현습지와 같은 습지의 놀라운 기능이다."
김 전 교수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름을 잘 작명해서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사회 구석구석에 널리 보급해둘 필요가 있겠다. 그렇게 하면 하천의 오염 부하도 크게 줄이고 식물 공부도 저절로 하게 돼 좋은 학습 공간도 될 것"이라며 이 식물사회 모델을 널리 보급해 하나의 제도로까지 만들어갈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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