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보고서, “물 위기가 세계 평화를 위협”

전 세계 22억 명이 안전하게 관리되는 식수에 접근 못해…35억 명은 열악한 위생시설서 생활

2022년 현재 세계 인구 절반이 적어도 1년 중 일부 동안 심각한 물부족 경험

유엔워터·유네스코, ‘세계 물의 날’ 맞아 『2024년 유엔 세계 물 개발 보고서』 발간

유엔워터(UN-Water)를 대신하여 유네스코(UNESCO)에 의해 3월 22일 발행된 『2024년 유엔 세계 물 개발 보고서(United Nations World Water Development Report 2024)』에 따르면, 물에 대한 긴장이 전 세계적으로 분쟁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출처(Photo source) = 유엔워터(UN-Water)]

유엔워터(UN-Water)를 대신하여 유네스코(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UNESCO)에 의해 3월 22일 발행된 『2024년 유엔 세계 물 개발 보고서(United Nations World Water Development Report 2024)』는 물에 대한 긴장이 전 세계적으로 분쟁을 악화시키고 있음을 강조한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는 국제 협력과 국경을 넘는 협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22억 명의 사람들이 여전히 안전하게 관리되는 식수에 접근하지 못한채 살고 있으며, 35억 명의 사람들은 안전하게 관리되는 위생시설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모든 사람에게 이러한 접근권을 보장한다는 UN 목표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으며, 이러한 불평등이 계속해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보고서는 밝혔다.

지난 2002년부터 2021년까지 가뭄은 14억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2022년 현재 세계 인구의 8절반이 적어도 1년 중 일부 동안 심각한 물 부족을 경험했으며, 4분의 1은 연간 재생 가능한 담수 공급량의 80% 이상을 사용하면서 ‘매우 높은’ 수준의 물 스트레스(water stress)에 직면해 있다.

기후변화는 이러한 현상의 빈도와 심각성을 증가시켜 사회 안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녀와 여성은 물 부족의 첫 번째 희생자

첫 번째 영향은 생활 조건의 악화로, 식량 불안과 건강 위험이 높아진다. 물 부족은 특히 소녀와 여성의 사회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 많은 농촌지역에서 그들은 물을 구하기 위해 하루에 몇 시간씩 소비하고 있다.

물 공급에 대한 접근 감소는 이러한 부담을 가중시켜 여성의 교육, 경제적 참여 및 안전을 약화시킨다. 이는 또한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의 중등학교 중퇴율이 더 높은 원인일 수도 있다.

물 안보 부족도 이주의 원인 중 하나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이주는 정착지의 물 시스템과 자원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어 사회적 긴장을 촉발함으로써 물 불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난민 집단에 대한 성별 기반 폭력이 2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경을 초월한 협정의 긴급한 필요성

이러한 물 부족은 갈등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쪽의 사헬(Sahel) 지역에서는 종종 무분별한 수자원 개발 프로젝트로 인한 습지 황폐화로 인해 물과 생산적인 토지에 대한 접근을 둘러싼 지역 분쟁이 악화되어 긴장이 야기되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40%가 국경을 넘는 강과 호수 유역에 살고 있지만, 이러한 공유 자원을 공평하게 공동 관리하기로 국경을 초월한 협정을 맺은 국가는 5분의 1에 불과하다. 많은 국경을 초월한 유역은 이미 현재 또는 과거의 국가 간 긴장으로 표시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아랍 지역에서는 2021년에 7개 국가가 분쟁을 겪었다. 일부 국가는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는 물 공급, 인프라 및 물 관련 문제에 대한 잠재적 협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아프리카는 물과 관련된 국가 간 긴장에 특히 취약하다. 연구된 22개 주 중 19개 주가 물 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고, 아프리카 담수자원의 3분의 2가 월경성이다. 아프리카에 맵핑을 이용하여 조사한 106개의 월경성 대수층 중, 국가 간 협력은 단지 7개 주에서만 공식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지역에서의 구체적인 협력 진전

이런 맥락에서 월경성 물관리에 관한 협력은 평화 유지를 위한 강력한 지렛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협력은 모든 당사자들이 정기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필요한 법적 틀을 마련함으로써 물과 관련된 대부분의 분쟁을 해결할 수 있고, 따라서 광범위한 분쟁의 발생이나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

2002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슬로베니아가 체결한 ‘사바강 유역 기본협정(FASRB, Framework Agreement on the Sava River Basin)’은 남동부 유럽 최초의 다자간 개발 중심 협정이었다나타났다.

이 협정은 지속 가능한 물관리를 위한 기반을 성공적으로 마련했다. 채택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 그 지역의 안정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되었고, 지금은 세계의 다른 지역들을 위한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60년 동안 호수 크기가 90%나 감소한 아프리카 중서부 차드호(Lake Chad)에서의 물동량 감소는 이 지역에서 광범위한 경제 및 안보 문제를 야기시켰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카메룬, 차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리비아, 니제르, 나이지리아는 차드호유역위원회(Lake Chad Basin Commission, LCBC,)에 새로운 자극을 주었다.

LCBC의 권한은 유역의 물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지역 개발을 조정하며, 이들 국가와 지역사회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확대되었다.

LCBC는 오늘날 사회·경제적 개발 및 보안 문제를 포함한 유역의 특정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데 가장 적합한 기관이다.

이 두 가지 사례는 복잡한 상황에서도 국가가 국제 협력과 유엔 시스템의 지원으로 공정하고 공평한 물 접근과 공유자원 관리에 관한 정책을 제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유네스코(UNESCO)의 오드리 아줄레이(Audrey Azoulay) 사무총장은 “물 스트레스가 증가함에 따라 지역적 갈등의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유네스코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평화를 유지하려면 수자원 보호뿐 아니라 이 분야에서 지역적, 세계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총재이자 유엔워터(UN-Water) 의장인 알바로 라리오(Alvaro Lario)는 “물은 지속 가능하고 공평하게 관리될 때 평화와 번영의 원천이 될 수 있다”라면서 “이는 또한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주요 사회·경제적 원동력인 농업의 생명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