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로 상수도관 세척이 전국적으로 의무화됐습니다.
부산시도 4년 전부터 수십억 원을 들여 상수도관을 세척 중인데, 문제는 효과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최초로, 세척한 관의 상태를 직접 확인했는데, 검은 때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 의문이 제기되자, 부산시도 자체 검증에 나섰습니다.
정진명 기자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2019년, 이른바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로 정부는, 지자체의 상수도관 세척을 의무화했습니다.
땅을 파 관을 모두 꺼낼 수 없다보니, 한쪽에 물과 공기를 불어넣거나, 도구를 이용해 관을 닦는 방식이 주된 방식입니다.
부산시가 지난 4년간 해당 사업으로 쓴 돈만 219억 여 원. 문제는 세척효과입니다. 취재진이 직접 관 세척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굴삭기로 도로를 파내자, 36년 된 노후 상수도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관을 잘라 내부를 들여다보니, 오랫동안 쌓인, 검은 침전물들이 보입니다.
세척을 위해 한쪽에 공기와 물을 주입하자, 노폐물 대신 육안으로는 맑은 물만 나옵니다.
[정진명 기자]
“두 시간 동안 상수도관을 세척했습니다. 세척된 상수도관을 닦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닦아보니 여전히 검은 침전물이 남아있습니다.”
현장검증을 함께 참여한 부산시의회는 또 다른 장소 3곳에서도 세척 전, 후를 비교해봤지만, 결과는 같았다고 설명합니다.
[박종율 / 부산시의회 의원]
“작년에 시범 사업을 1차적으로 했는데, 올해는 43억 원 정도로, 현재 부산시 특별교부세를 가지고 시행을 했습니다만. 세척이 과연 잘 되는지, 안 되는지는 의문이 많이..”
세척업체측은 세척기법에 한계는 있지만, 먹을 수 있는 정도로 세척가능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관 세척업체]
“물과 공기를 혼합해가지고 그것의 어떤 힘을 이용해서(상수도관) 벽에 붙어있는 결절이나 이런 것들을 떼 내고, 바닥에 깔려있는 각종 이물질을 불어내는 정도의 한계성을 가지고 있어요.”
상수도사업본부는 현장 채취한 검은 때를 대학연구소에 보내 정확한 성분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상수도사업본부]
“저희 또 육안 상으로는 이거는 그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긴 한데 연구소 결과가 제일 좀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부산시 상수도관 총 길이는 8천km, 이 중 30년 이상 된 노후관만 1천700km에 이릅니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달 말까지 세척사업 효과를 구체적으로 분석할 계획입니다.
결과에 따라, 2030년까지 예산 천600억 원을 들이겠다는 세척사업 계획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MBC NEWS 정진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