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물도 바닥, 하루하루가 고통" 완도, 50년만의 최악 가뭄
제한급수 섬, 갈수록 확대…배로 물 싣고 와 저수지 채우기 안간힘
[※ 편집자 주 = 광주·전남이 심각한 가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고질적인 물 부족을 겪는 전남 일부 섬 지역은 이미 제한 급수에 들어갔고, 현재 추세라면 인구 143만 광역시인 광주도 내년 초 제한 급수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가을, 겨울의 계절적 특성을 고려하면 광주 시민 상수원인 동복댐, 주암댐의 내년 3월 고갈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연합뉴스는 광주·전남의 극심한 물 부족 현실과 원인, 제한 급수로 예상되는 불편, 절수 행동 요령 등을 담은 기사를 5차례에 걸쳐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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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먹을 물도 바닥나고 있어요.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네요", "가뭄이 더 길어지면 섬을 떠나 잠시 육지로 나가야 하는 건 아닌지."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전남 완도 섬 수원지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주민들은 섬 탈출 이야기까지 꺼내고 있다.
총 저수율(22만t)의 4.28%인 9천t 정도만 남아 밑바닥을 드러낸 완도군 금일읍 척치제 상수원에 의존하는 주민들은 긴 가뭄으로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주민 김모(68)씨는 "가뭄으로 물 사정이 나빠져 빨래는 물론 개운하게 씻어 본적이 언제인가 싶다"면서 "연말까지 큰비는 없을 것 같고 내년 봄까지 버텨야 하는데 섬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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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지제에 생활용수를 의지하는 금일읍 일정마을 주민 등은 1천390명이다.
2일 급수에 4일 단수하고 있다. 저수율이 더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완도군이 매일 240t의 물을 운반해 수원지를 채우고 있다.
철부도선에 15t 급수차량 16대를 매일 실어나르고 있다.
이 물은 인근 생일면에서 실어 오고 있는데 생일면 저수율도 매일 뚝뚝 떨어져 이마저도 조만간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4일 오후 물 채우기 작업을 지휘하던 방옥기 척치제 관리소장은 "주민 식수원인 척치제에 운반 급수로 가져온 물을 채우고 있지만, 밑바닥만 휑하니 보일 뿐 부어도 부어도 표시가 나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방 소장은 "가뭄이 심해 섬 관정에서도 짠물이 나와 가동이 어려운 상태"라며 "하루하루 주민들과 힘겨운 식수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안도도 가뭄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2천명이 넘는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는 미라제도 저수율이 7.24%에 그쳐 지난 1일부터 2일 급수에 5일 단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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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역시 인근 노화읍에서 철부선을 이용해 240여t을 실어와 수원지에 '펌핑'하고 있다.
소안도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52)씨는 "제한 급수 시작 전 5t짜리 물탱크 2개를 사 사용하고 있지만, 닷새를 버티기엔 역부족"이라면서 "코로나19가 조금은 물러나 희망의 불씨가 보였는데 가뭄이라는 재난에 다시 앞이 보이질 않는다"고 한탄했다.
소안면 비자리 이장 이익수씨는 "육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이런 가뭄은 처음"이라면서 "2006년 준공된 수원지 미라제가 바닥이 나 제한 급수를 하는 것도 16년 만에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매일 상수원 가뭄 현장을 누비고 있는 오영호 완도군 상수도팀장은 "다음 달이면 김 채취가 시작돼 많은 사람이 소안도에 몰릴 텐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정부 차원에서 대체 수원지 확충과 광역 상수도 비상 공급망 구축에 나서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노화읍 넙도도 1일 급수 6일 단수에 들어가 560명이 고통받고 있다.
넙도제 수원지 저수율은 5.6%로, 수원지 유역이 거의 없어 주민들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군에서 공급하는 병물 등에 의존하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완도지역 평년 강수량은 1천427㎜인데 올해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섬 지역 전체 수원지 10곳의 평균 저수율은 38%로 10개 수원지에 의존하는 주민은 4만1천여 명에 이른다.
완도군 관계자는 "9월 사용량 대비 10% 절감을 목표로 절수 운동을 펼치고 가뭄 장기화에 대비한 단계별 대응에도 나서고 있지만 비가 오지 않으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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