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1] '가뭄 장기화' 여수·광양산단 '대정비보수' 앞당겨 물 부족 대응
남부지방에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와 철강업체가 밀집한 여수광양산단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대정비보수' 일정을 앞당겨 물 부족에 대응하고 있다.
주요 식수원인 주암댐 저수율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해수담수화(바닷물을 공업용수로 바꿔 공급하는 시설)설비와 재이용수(사용했던 물을 정화해 다시 사용하는 것) 확대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여수광양산단 주요 식수원인 주암댐 저수율은 23.2%(3월3일 기준)로, 저수량은 1억6400만톤이다. 예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절반(52.9%)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장기간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저수율이 10%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6월 장마철만 기다려야 하지만, 좀처럼 비가 오지 않아 '제한급수'라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여수광양산단은 하루 평균 75만8000톤의 공업용수를 사용했다. 올해 1월에는 일평균 사용량이 70만7000톤으로, 5만1000톤 줄었다.
산단은 주암댐 저수율이 저조하면서 물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을 대비해 올해 초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 간 업무협약을 맺고 '대정비보수' 기간을 앞당겨 공업용수 사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산단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LG화학, GS칼텍스, 롯데케미칼, 여천NCC 등 대규모 제철과 석유화학 공장들이 들어서 있다.
4년마다 실시하는 대정비보수는 공정마다 적게는 40일에서 많게는 60일까지 기간이 소요된다. 이 기간 일부 공정 가동이 중단되면서 물 사용량도 평소에 비해 크게 줄어든다.
이들 기업은 기존 물 사용량이 각 10만~12만톤 정도되는데 대정비보수 기간 10%(1만5000~8000톤 정도) 가량 물을 아낄 수 있다.
GS칼텍스와 여천NCC, LG화학 등 기업들은 최근 대정비보수 기간에 들어간 상태고, 나머지 기업들도 상반기 중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포스코의 경우 바닷물을 공업용수로 바꿔 공급하는 시설인 해수담수화 설비를 가동해 하루 3만톤 정도의 물을 확보하거나 재이용수 확대로 자구책을 마련해 물 부족에 대응하고 있다. 여수산단 기업들도 공업용수 사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여수산단 한 관계자는 "물을 아끼기 위한 방안으로 대부분 하반기에 실시했던 대정비보수를 상반기로 앞당기고 있다"며 "마침 4년에 한 번 실시하는 대정비 기간에 맞물려서 추진되고 있어 물 절약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6월까지 비가 안 오면 제한급수까지 고려되고 있지만,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며 "기업들이 대정비보수에 들어가면 공업용수 공급량도 평소에 비해 줄어들기 때문에 물 절약 효과는 있다"고 밝혔다.